anjiroom DS와 MJ의 블로그입니다. 주인장이 두명이므로 좀 헷갈릴 지도 모르겠으나 그냥 헷갈리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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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여행 / 2010. 9. 18. 06:13



아무튼지간에 언제든 혼자 걷고 있노라면 이생각 저생각 꼬리에 꼬리를 물고 뭔가를 생각하게 마련이고 생각을 하다보면 원인과 행동을 함수상자 안에 넣어 결과가 어떻게 나오나 만들어볼 수도 있고 그런 것인데, 이게 주변에 볼 꺼리가 많아서 눈이 바쁘면 머리도 눈 따라 가게 되는지라 구경하면서 걷는 동안에는 잡생각이 끼어들 여지가 많이 줄어든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 순례자의 길을 그저 걷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주구장창 걷기만 하니까 아주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을게다.

오늘은 비도 왔다갔다 하고 흐리고 바람불고 그래서 내가 정의한 스페인이 아닌 스페인이었으므로 왠지 많이 두리번거리지 않게 되었다. 그냥 치마폭 사이로 파고드는 바람을 살랑살랑 느끼며 걷는 것을 좀 즐기느라 뭐가 있는지 모르겠는 골목골목을 무심코 걸어다녔다. 그런데 문득 아 내가 지금 인도에 있나? 언니들도 앞에 있나? 하는 생각이 순식간에 스쳐지나갔다. 어떤 향 때문인데, 인도의 골목골목에서 맡을 수 있었던 그 어떤 향이 있다. 담배향과 향신료향과 방향제향이 섞인듯 한 그런 것인데 그 향이 바르셀로나의 어떤 골목에서 내 코에 확 들어와버린 것이다. 그라나다에서도 한번 마주쳤던 향인데, 그 때는 그 향에 움찔 하면서도 뭐지.. 하고 그냥 스쳐지나가버렸다. 그런데 오늘은 바라나시에서의 한장면이 떠올랐다. 씹는담배를 퉤퉤 내뱉는 인도 아저씨들의 노란 이, 지저분한 거리, 배에 붙어있는 복대, 여기저기 시끄러운 소리, 인파를 헤집고 어디론가 묵묵히 걸으며 길을 잘 찾을 수 있을지 걱정은 되지만 언니들이 있으니까 괜찮았던 그 때.

후각은 놀랍고 원시적이고 강력하고 무서운 감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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