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생활
나는 모르는 사람들과 막 처음부터 술술 친하게 지내는 것을 잘 못하기도 하거니와 그다지 즐기지도 않는 사람으로써
그러한 사람들과 집단으로 무언가를 해야하는 상황에 봉착하면,
특히나 일을 해서 뭔가 성과를 낸다거나 하는 것이 아닌
이를태면 '신입사원연수'같은 것을 치러내야 하게 되면
상당히 강한 방어기재가 작동되어 온몸과 마음으로 경보를 울린 후 바리케이트를 열심히 치고 완전무장을 한 후
건드리기만 해봐 물대포를 쏘아줄테니.. 머 이런 류의 사람인데 말이다....
어울리지 않게 대기업에 두번이나 입사를 하여 두번이나 그런 '연수'를 치러냈단 말이다.
첫번째 것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일단 신입사원의 마인드로 임하였기도 했거니와 회사 자체가 그다지 공장기반의 생산회사가 아니었던지라
추운 겨울에 등산을 하게 한다던가 뭐 그런 것은 있었지만 나름 씨발씨발 거리면서도 잘 지내고 왔던 기억이 있다.
(역시나 기억으로는 모든 것이 그냥 괜찮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번에 치러낸 두번째 것은 아무리 깊히 생각해도 내 인생에 이런 난관이 있었던가 싶은 것이었는데,
비교할 만한 것으로는 재수할때 재수학원에서 1박2일로 37사단이었나.. 정말 어디 군대를 보내서 극기훈련 따위를 시켰던 것이 있다.
연수원에 입소하자마자 완벽 군인처럼 인사하는 방법을 배운 후,
(그 인사가 얼마나 바보같으냐 하면 '일등! 하겠습니다!'이런것이었다)
조를 짜고 그에 수반되는 바보짓거리들(조구호 정하기.. 뭐 그런)을 했는데
거기까지는 뭐 예상되는 바였기때문에 그럭저럭 오케이였다.
새벽부터 밤까지, 수업에 과제에 쉬지않고 돌려대는것도 뭐.. 이해한다.
저번 회사 연수에서는 서비스 하나를 만들기도 했고, 밤을 새기도 했으니까.
그런데 이건 뭐랄까...
전체적으로 아쥬 군대적인 발상과 군대적인 마인드로 군대적인 사상을 머리에 집어넣으려 하는 의도가 명백한 모든 활동의 저변과
아직 생기지도 않았고, 만들어주지도 않았고, 만들어질리도 없는 '회사를 향한 열정'을 보여달라며
미친 막춤따위를 조낸 죽을때까지 시켜대는 행각 등등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는 ...
그 레크리에이션 강사는 사회에서 나를 만나게 되면 봉변을 당할 가치가 충분하다.
더더욱 놀라운 것은
그런 생활 속에서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한
목소리도 별로 안크고 그저 맨 마지막까지 가만히 앉아서 열심히 무언가를 쓰고있었던 우리조가
1등을 해버린 것이다.
나는 미안하게도 1등조의 프리라이더가 되어버렸고 말이다.
역시나.. 이 회사는 별로 튀지않고 묵묵히 열심히 삽질을 하는 인재를 원하는 것인가.
부상으로 MP3 플레이어와 회사50년 역사를 집대성한 라면받침으로 쓰기엔 너무 무거운 책을 받아서 들고오느라
택시비 만원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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