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jiroom DS와 MJ의 블로그입니다. 주인장이 두명이므로 좀 헷갈릴 지도 모르겠으나 그냥 헷갈리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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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와 지바-NCIS

MJ/이야기 / 2010. 8. 27. 17:22
맨 처음에 봤던 에피소드는 뭐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재원언니는 우리집에서 TV보고 놀다가 처음 한편을 봤다고 하는데, 나도 그게 처음 봤던 것인지 어쩐건지... 기억이 날리 만무하다. 무슨 에피소드였는지 말을 했었는데 그 새 까먹은 것 하고는... 재원언니가 그걸 기억하고 있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아무튼 뭔가 간혹 신기한걸 기억해내서 말하곤 하는 그녀의 뇌는 경이롭달까. 내 뇌가 너무나 무디달까.

어느샌가 채널을 돌리다가 NCIS가 방송되고 있으면 슬며시 멈추곤 하던 것이 여기까지 왔으니까 가랑비에 옷젖은 격이다.
예상컨데 내가 처음 접했던 에피소드에는 케이트 보다는 지바가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비교적 최근 것이고 케이블에서는 최근 것을 더 많이 하니까.
그 때야 물론 누가 누군지도 그다지 관심이 없고 그저 스토리가 재미나서 봤던 것이고, 언젠가부터 어.. 저 여자가 왜 나왔다 안나왔다 할까 라는 의문을  품기 시작했던 기억은 있다.

저번 달에 훈쓰와 정주행을 마치고 몇주 쉬었는데, 쉬는 동안 나의 둔한 뇌는 고맙게도 또 많은 것을 잊어버렸던가보다.
최근 동생과 ds가 조금씩 보기 시작하는 틈에 껴 앞부분을 다시 보다보니 이건 뭐 다시봐도 새록새록 놓쳤던 장면들이 생기고 젊은 배우들도 좋고 그렇다.

저~ 마지막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와보니 확 느껴지는 것이 케이트와 지바의 캐릭터 덕분에 주변인의 위치가 상당히 많이 바뀌었구나.. 하는 것이다.
하나 하나 봐나갈때는 그냥 세월이 흐르니 시나브로 다들 변해가는구나.. 했는데, 변화의 결정적 계기 중의 하나가 케이트와 지바의 스위치가 아닌가 싶다. 하긴 주요 캐릭터가 바뀌었는데 변화가 없었다면 그것은 실패한 것이니 언급할 가치도 없겠고. 그 둘을 저울에 놓고 비교하는 것 또한 상당히 소모적이고 답 없는 짓이니 그러자는 것은 아니고. 덕분에 스토리가 어떻게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느낌을 말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꽤나 성공적인 교체였다고 보니까 나는. 케이트가 계속 있었다면 실패했을 것이라는 말은 전혀 아니고, 그랬다면 또 그 나름대로의 이야기 전개가 있었겠는데, 지금이랑은 사뭇 달랐을 것... 아니 말하다보니 애비처럼 계속 중언부언하고 있는 것 누가 좀 말려주었으면 좋겠다.

각설하고,

케이트는 일단 경력도 나이도 나름 팀 선배인 토니에 뒤지지 않는 캐릭터다. 대통경 경호시절부터 따지면 오히려 선배일지도 모르겠다. 처음부터 깁스의 신임을 듬뿍 얻었고, 깁스에게 거침없이 반대의견을 내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으며 토니를 유치한 남동생정도로 취급하고 맥기에게는 우상이기까지 한 존재다. 깁스가 케이트의 뒷통수를 때리는 것은 한번도 본 적이 없으며 애비도 처음부터 케이트에게 호감을 보인다. 꽤나 보수적인 경력과 마인드를 가지고 있지만 놀 때는 화끈하게 놀아주고 연애도 스스로 잘 하는 데다가 인격적으로도 매우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전형적인 호감형, 적이없고 우월한  외유내강형 캐릭터다.

그에 반해 지바는 첫 등장 부터 케이트의 죽음과 연계되어 모든 팀원이 그녀의 등장을 그다지 반기지 않았고, 그 출신성분 때문에 종종 충성심에 대한 의심을 받아야 했고, 특히나 애비와의 관계는 케이트때와 달리 꽤나 어렵게 이루어진다. 스페셜 에이전트로 시작한 것도 아니라서 그에 부합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몇년이 지나서야 자격을 얻게 되고, 그 마저도 난관이 많다. 늘 틀리는 영어를 지적받아야 하고, 미국 문화에 적응해야 한다. 케이트가 잘 자란 엄친딸이라면 지바는 험한데서 혼자 자라 자수성가한 타입이랄까. 개방적인 섹슈얼 라이프를 누리는 듯 행동하나 가만보면 정서적으로 상당히 매말라있고, 자라온 환경 탓에 어떤 부분에서는 상당히 감정적이다가 어떤 부분에서는 극도로 냉정한 모습을 보인다. 상처를 많이 받으며 물만 먹고 웃자라버린, 시골에서 막 올라온 소년같은 느낌에(후로 갈수록 세련된 여성이 되어가긴 하지만) 여자인데도 불구하고 상당한 남녀차별주의자인 깁스에게 뒷통수를 몇차례 맞는 것을 볼 수 있다. 케이트나 애비를 대하는 깁스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다. 여러모로 결핍이 느껴지는 내유외강형 캐릭터다.

그래서, 이 서로 너무나 다른 요원이 스위치 되면서 제일 큰 영향을 받은 캐릭터가 당연 토니이다.
팀에서 그의 위치가 훨신 넓어졌달까, 이용의 폭이 넓어졌달까.

케이트 옆에 있을 때의 토니는 그저 유치하고 야한농담이나 하고 영화이야기나 하는 개그캐릭터에 그친다. 누가 깁스의 오른팔이니? 라고 물어보면 글쎄... 하게 되는 상황. 머리는 케이트랑 맥기가 쓰고 토니는 몸이나 좀 쓰고, 깁스가 아빠면 그 둘은 쌍둥이 혹은 케이트가 누나인 남매 정도고 저 밑에 맥기가 위치하는 대형이다. 토니 자신은 자신이 선배라고 생각하겠지만... 토니가 케이트를 도와줄 일은 별로 없다.
그 둘의 로맨스 또한 그다지 재미있는 구도가 연상되지 않는다. 토니 본인이 말한 적 있다시피 케이트는 그런쪽에 너무나 성숙해있어서 혹 어느순간 살짝 마음을 주었다 해도 머리한번 흔들고 그만둘게 뻔하다. 케이트 눈에 토니가 들어찰 리가 없다. 깁스라면 모를까. CSI의 새라와 그리썸처럼.

반면 지바는 토니와 비교했을 때 모자라는 부분이 많은 캐릭터다. 그녀가 들어오면서 깁스 아빠, 토니 큰오빠, 지바 맥기 남매 구도가 형성된다. 지바가 꽤나 강하긴 해서 맥기는 이겨먹지만, 토니한테는 안된다. 겉으로는 농담따먹기로 이기고 있을 지 몰라도 팀에서의 위치는 분명하며 특히 깁스의 부재시 명확히 느낄 수 있다. 제니국장과 토니의 위장프로젝트에서도 몹시 궁금해하는 지바의 반응이 큰 재미요소 중 하나였는데, 케이트였다면 또 다른 반응이 나왔을 것이다. 토니가 궁금해하고 케이트가 프로젝트를 맡았을지도 모르겠다. 일련의 사건들이 중첩되면서 토니 자신이 내적, 외적으로 스스로 성장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 속에 지켜주어야 할 여동생, 사고뭉치 동료, 혹은 자주 위험에 처하는 걱정되는 여성이 있었던 것을 무시할 수 없을게다. 이로써 개그담당 바람둥이부터 팀의 왕오빠까지 위치 스팩트럼이 넓어졌다.  

또한, 완전 새로운 요소인 로맨스 떡밥이 지바와의 사이에서 종종 뿌려지는데, 굉장히 초반부터도 케이트한테였다면 상상도 못했을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랑 잤다면 인생이 더 의미가 있었을 거라는 등의. 둘의 거침없는 부부행세 위장근무도 볼만하다. 케이트의 전화를 궁금해할 때와 지바의 전화를 궁금해할 때 같은 마음이었을까도 궁금한 부분이고, 그 후 그의 행위들은 상당히 미심쩍은 것이 틀림없다. 처음에는 지바쪽이 마음이 있나 싶어 이 불쌍한 캐릭터는 짝사랑까지 하는 것인가 했더니, 요즘은 토니도 뭔가 있는 모양새다.

토니가 지바의 집에 찾아가서 찍힌 사진 노출, 연애중인 토니에게 극도로 관심을 보이는 지바의 행동, 군함에 배치된 토니 소식을 어린애처럼 궁금해하고 걱정하는 지바, 지바의 남자친구를 미친 경계하는 토니, Out of everyone in the world who could have found me, it had to be you / Couldn't live without you,I guess.등의 오글오글거리는 대사, 무슨 일이 있었는지 출장가서 한방에서 자놓고 서로 소파에서 잤다고 뻥치는 모습 등등 완전 노골적인 장면을 넣어놔서 염통을 쫄깃하게 해놓고는 다음회에서 시치미 딱 떼는 작가님들, 당신들은 천재.

맥기는 케이트가 있을 때 막내 그 자체였다. 케이트와 토니 둘에게 동시에 뒷통수를 맞아도 될 만큼. 맥기에게 케이트는 토니를 훨씬 능가하는 존경의 대상이 아니었을까. 지바와는 경력면에서 좀 애매한 사이이긴 하지만 어쨌든 에이전트로 출발한 시점이 본인이 앞서므로 살짝 후배로 대하고 싶어할 때가 있어뵌다. 서로 뒷통수를 누가 때릴 수 있는가 생각 해보면 관계에 대한 답이 나온다. 맥기는 지바의 뒷통수를 때리지 않을 것이 분명하고, 지바가 맥기의 뒷통수를 때리는 것에도 무리가 있다. 동등한 동료로써의 유대감을 느끼는 듯 보인다. 세월이 흐르기도 했지만, 더이상 막내만은 아닌 위치 덕에 점점 당당해져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깁스아저씨는 빼자. 뭐 그 확고한 위치와 주도적인 역할은 뭘 해도 변하지 않을테니. 다만 처음으로 여자인 부하를 잃었다는 경험을 얻었고,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많은 여자 부하를 얻었다는 심리적 변화는 있겠다. 그리고 너무나 터프한 행동을 믿음직스럽게 잘 하는 지바를 험한일에 앞세우고 그 덕택에 좀 덜 뛰어다니시는 듯도 하고. 하긴 언젠가부터는 애들 이름만 차례대로 불러줘도 알아서들 척척 하니까, 좀 쉬셔도 된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전혀다른 캐릭터 투입 덕분에 전혀다른 관계와 이야기 전개를 맛볼 수 있었다고 보면 나는 만족스러운 것이다.
물론 1,2시즌을 보며 케이트와 토니의 농담따먹기가 참 맛깔나고 그립긴 하지만...
근데 지바네 아빠쪽 얘기 나오면 사실 좀 루즈해질 때가 있다. 심각해지는 경우가 많으니까. 내가 너무 몇번을 봐서 그런가...
하긴 그로 말할 것 같으면 마이클 프랭스 할아버지와 깁스의 케케묵은 가족 이야기 만한게 없겠지만. 그것은 제발 좀 이제 끝내주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사극마냥 같은 회상 장면을 어찌나 보여주시는지 원... 제작자로 나서더니 너무 자기중심적인거 아닌가 몰라. 특히나 마이클 프랭스 할아버지 나오는 에피 치고 재미난걸 못봤다. 7시즌은 그래서 신선함이 좀 덜한 편이다. 다 보고나니 그런 것이지만. 
8시즌에는 애비와 토니의 뒷 이야기도 좀 나올 듯 보인다는데, 하긴 그들의 개인사는 깁스나 지바에 비하면 거의 안나왔다고 봐도 될만큼 비중이 없긴 했다. 맥기의 과거야 뻔할 것 같고, 덕키 얘기도 종종 나왔었으니 이제 그 둘의 차례인 것인가.


까페에 가보면 아직도 케이트를 못잊어 하는 팬들도 많고, 지바가 더 좋다는 팬들도 많다. 내 동생도 아직은 케이트가 그립단다.
나는... 케이트는 칼큼하고 상큼하고 명확해서 기분좋게 볼 수 있어 미국 드라마 식으로 좋고
지바는 속시원하고 힘있으면서도 뭔가 연민을 느끼게 해서 한국 드라마 식으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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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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