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할 일을 오늘 하다니
나는 과제건 일이건 데드라인에 맞춰서 미루고 미루다가 똥줄태우면서 하기로 유명한 사람이다.
미리 대충이라도 좀 내용을 봐놓았으면 좋았을 것을 하나도 안보고 있다가
이제 시작하는 티 팍팍 나게 이것저것 일 시킨사람한테 급히 물어보고 파일 더 달라고 해야할 때가 오면
나도 참 얼굴이 화끈거리게 부끄럽긴 한데
그 버릇이라는 것이 이미 뭔가 지각을 하기 시작했을 때 부터 줄곧 이어져온 것이니 참 고치기 힘들 수 밖에 없다.
옛날에는 알바하다가 예상외로 시간이 너무 걸려서
컴퓨터가 뻑이 났다는둥, 급한 일이 생겼다는둥 핑계를 대면서 모면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그래도 요령도 늘고 좀 나이도 먹고 하니까 챙피하기도 해서 혼자 괄약근을 조일지언정 마감시간을 어기지는 않고 있으니
퍽이나 다행스럽다고 해야하나.
오늘만해도 오늘밤까지 할 일이 두개, 내일까지 할 일이 한개 있었는데
낮에 좀 끄적거리다가 저녁시간 내내 노닥거린 후 10시가 다되어서 막 일을 시작했다.
다행히도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아서 오늘 할 일 두개를 쳐내고 지금 내일 할 일을 어디까지 해 놓을 것인가 고민하면서
인터넷을 뒤적이고있는 중이다.
내일 띵 생일파티에 가야하고, 파마도 해야하기 때문에
남은 일은 내일 오전중으로 끝내서 보내놓고
꼼꼼한 주실장님의 오케이를 받아내야만 된다.
방금 보낸 두개의 일꺼리중에서 수정사항이 생길지도 모르고
갑자기 뭘 더 해달라고 할 수도 있으니까
그것 또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한다.
그러므로 결국 꼼꼼한 주실장님께 보낼 내일해도 될 일은 오늘(그러고보니 12시가 지났으므로 오늘은 이미 내일이지만) 해야 마땅한데
하려고 켜놓고 이렇게 또 딴짓거리다.
일을 하면 할 수록 느끼는 것인데
내가 한 일의 값이 실제로 내가 투입한 시간이나 노력에 비해 높아지려면
실력을 키워서 스피티하게 쳐내는 것이 장땡이 아닌가 싶다.
100만원짜리 일을 한달내내 하는 것 보다
20만원짜리 일을 하루에 하는게 나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