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J before 2010/MJ

랜덤 오뚜기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3. 16. 01:07

그림이 생일모임을 하느라 간만에 홍대에 갔더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

사람은 왜이리 많고 어찌나 다 젊고 얼마나 시끄러운지 내가 걷고있는건지 날고있는건지 알 수가 없어져버리면서 아.. 나는 정말로 늙은 것인가.. 라는 생각만 계속 머리를 멤도는 것이다.

 

그래도 우리끼리 밥을 먹고 우리끼리 와인을 마시면서 수다를 떨다보니 아직 이세상사람같다는 느낌이 들어 좋다.

 

저녁식사 장소에서 와인바에 가는 길이 그다지 멀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가다가 이것저것 구경하고 떠들고 헤메고 서로 부르고 하느라 30분은 족히 걸린 것 같다.

그 와중에 졍이가 일본캐릭터샵 같은델 들어가서는 오뚜기에 홀딱반해 그자리에서 구입해주었는데, 그것이 7종의 디자인 중 하나를 랜덤으로 고르게 되어있는 것이라 그 떨림과 기대감이란 꽤나 대단한 것이었다.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성스러운 장소에 가서 오픈을 하겠다고 하더니

결국 와인바의 와인저장고에 가서 다른아이들이 와인을 고르는 동안 나의 추임새와 함게 오픈해버렸다. 원하던 것은 아니었지만 귀여운 오뚜기가 튀어나왔다.

박스를 오픈해버렸으므로 박스째 선물할 수가 없어서 그림이 선물포장 중 하나를 얻어 리본으로 묶어주었다. 이런 소품을 즐겁게 사며 감동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는 것은 삶에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나는 참 그런 것을 못한다.